아득히 높은 곳 외줄 하나에 의지한 채 조심스레 발을 내딛던 너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날이 있었다.
그때는 그저 다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숨을 죽였지만 사진을 보다 문득 깨닫는다. 높은 허공을 건너던 그 발걸음이 어쩌면 더 넓은 세상을 향한 준비였음을.
내 젊음과 나의 꿈들을 기꺼이 너와 바꾼 지도 어느덧 오랜 시간이 흘렀다. 내 청춘이 저물어가는 자리에 너라는 눈부신 꽃이 피어났으니 그것은 내게 상실이 아니라 가장 가치 있는 피어남이었다.
네가 걸어갈 앞날에 늘 맑은 하늘만 가득하기를 바라지만 살아가다 보면 때로는 저 높은 곳에서 마주했던 것처럼 아찔한 날도 있겠지.
그럴 때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네가 건너는 그 아슬아슬한 길 아래에는 네가 보지 못하는 순간에도 늘 너를 향해 두 손을 뻗고 있는 내가 있다는 것을.
네가 언제든 안심하고 하늘을 날 수 있도록 추락이 두렵지 않도록 나는 언제까지나 너의 안전벨트가 되어줄 테니까.
너의 모든 시작과 네가 걸어갈 그 눈부신 앞날을 응원한다.
— 외줄 끝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