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어릴 때는 왜 그렇게 바리바리 짐을 싸 들고 다녔는지, 지금 생각하면 참 이해가 안 가면서도 웃음이 난다.
그 시절엔 유난 떤다고 구박을 받으면서도 주섬주섬 가방을 채우곤 했다. 아이들 전용 수저에 식가위까지 챙겨 다녀야 마음이 놓이던 그런 시절이었다.
가장 아찔하면서도 잊지 못할 기억은 공항 검색대에서의 일이다. 가방 안에서 무언가 포착되었는지 공항 경찰까지 출동해 사무실로 끌려갔었다. 잔뜩 긴장한 채 가방을 열었는데, 튀어나온 건 아이들의 장난감 총. 순간 밀려들던 민망함과, 그걸 보고 황당해하며 어이없어하던 경찰분들과 직원분들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지금은 아이들도 다 자라 여행 가방도, 내 양손도 가벼워졌지만 문득문득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어쩌면 짐은 무거웠어도 마음만큼은 온갖 행복으로 가득 차 가장 묵직하게 행복했던 때가 아니었을까.
ㅡ 어느 호텔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