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에서 음식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도 양파를 자르며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사람은 한 겹이 아니다.
누군가를 오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전혀 다른 모습을 보게 될 때가 있다.
처음에는 변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달리 보자면
그 사람은 변한 것이 아니라,
그동안 보지 못했던 한 겹이
조용히 드러난 것인지도 모른다.
밝은 사람에게도 어두운 날이 있고,
강한 사람에게도 흔들리는 순간이 있다.
그래서 누군가를
한 가지 모습으로만 판단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 여러 겹을 이해해 가는 과정이
관계라는 것인지도 모른다.
— 부엌에 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