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 작업 현장 앞에서 잠시 발걸음이 멈췄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먼지나 파편이 튀지 않도록 커다란 가림막을 든 채 묵묵히 서 있는 작업자의 모습이 보였다. 혹시 모를 작은 피해라도 주지 않으려는 행동에서 사려 깊음이 전해졌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의도치 않게 거친 바람을 맞거나 날카로운 상황에 다쳐 마음이 시려오는 순간들이 생긴다. 그럴 때 누군가 나를 위해 저 가림막처럼 내 앞에 서서 바람을 막아주고 안아준다면 그것만으로도 다시 살아갈 힘을 얻게 되겠지.
나 또한 내 소중한 사람들이 힘든 일을 겪거나 세상의 날카로운 말들에 상처받을 때, 그 아픔을 대신 막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타인의 슬픔과 바람이 나에게 먼저 닿더라도, 조용히 그들 앞에 서서 든든하고 따뜻한 가림막 같은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ㅡ 순간들 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