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 모자를 맞춰 쓴 아이들이 종종걸음으로 횡단보도를 건넌다. 둘씩 짝을 지어 고사리 같은 손을 꼭 쥔 채 걷는 모습이 꼭 봄날의 새싹 같다. 아이들의 재잘거림과 웃음소리가 참 맑다.
그 뒤를 묵묵히 따르는 선생님의 시선에는 다정함과 긴장감이 함께 서려 있다. 혹시라도 대열에서 벗어나는 아이는 없는지 살피는 뒷모습에서 조용한 책임감이 느껴진다. 아이들은 그 안에서 아무 걱정 없이 눈앞의 세상을 구경하듯 발걸음을 옮긴다.
길가의 초록 나무들과 아이들의 모자 색이 묘하게 닮아 있다. 마치 자연의 한 조각이 도심 속을 천천히 지나가는 듯한 풍경이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이런 순간은 마음에 남는 것 같다.
나는 걸음을 잠시 멈추고 이 작은 행진을 가만히 바라본다.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어도, 아이들이 안전하게 길을 건너는 평화로운 풍경만으로 충분히 따뜻하다.
저 작은 발걸음들이 향하는 곳에도 오늘 같은 햇살과 다정한 시선이 가득하기를, 조용히 응원해본다.
ㅡ 길가에서